좋은날.2011.12.14.수.

공부에 대해 생각하다 좋은 글을 만났다.
번역자가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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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신이 일찍이 한가하게 앉아 있었는데,
 서생 박광전이 산사에서 내려왔다.
노수신이 물었다.
"산사에 있으면서 무슨 책을 읽었는가?"
"한유의 글을 읽었습니다."
"몇 번이나 읽었는가?"
"오십 번 읽었습니다."
"읽은 것이 어찌 그리 적은가?"
"마음을 가다듬고 뜻을 음미하느라
읽는 것이 더뎠습니다."
"그렇다면 하나하나 모두 다 마음에 새기고 새겨
헛되이 읽어 넘긴 것은 없느냐?"
"글을 읽을 때면 한 줄에 열 번씩 잡념이 생겼으니,
비록 흐트러진 마음을 거두어들이려 해도 헛되이
넘긴 것이 반이 넘습니다."
"그렇다네. 사람마다 모두 이러한 근심이 있다네.
무릇 독서할 때 마음이 흐트러지더라도
읽는 것이 만 번에 이르면, 비록 읽는 바가
정밀하지 못하더라도 끝내는 나의 것이 된다네.
비록 마음을 가다듬어 읽더라도 읽은 바가
단지 오십 번뿐이라면 필경 나의 것이 되지 못하네.
독서하는 방법은 많이 읽는 것이 으뜸이라네."
내가 공사로 인해 상국 서애 유성룡을 뵈었는데,
서애가 물었다.
"내가 보기에 그대의 문장은 격조가 매우 높네.
무슨 책을 읽었는가?"
그러고는 함께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노수신의 말을
이야기 했더니 서애가 말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네. 생각이란 마음의 밭이라네.
마음을 집중하여 독서하는 것은 마치 밭 가는 자가
한 치, 한 자씩 흙을 일구는 것과 같다네."
두 재상의 말씀은 각기 터득한 바가 있다.
그런데 내가 일찍이 시험해 보니
흐트러진 마음을 거두어들임이
공부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
노수신의 말이 이치에 가깝다.
------------------------------[어우야담]에서-------


내 공부의 교만함을 통감한다.
찬미예수.

좋은날.2011.12.08.목.

아주 추운 날이다.
시급 만육천원을 받으며 일을 시작한 지도 두 달이 지났다.
그리고 조금은 겸손해졌다.
시간 앞에서.

우공은 산을 옮겼다.
모세는 그저 산을 보며 장인의 양을 쳤다.

깊은 절망의 그 깊은 깊이에는 자유가 있을까?
포기하는 자 평강할지어다.

세상의 코드에 속지 않아야 한다.
참 어렵다.
뼈속깊이 속된 인간이기에.

밥벌이 하려면 자야한다.
내일은 더 춥다고 한다.

찬미예수.


좋은날.2011.06.28.화.

저녁 시간 독서실에 가지 않고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유선으로 영화 두 개를 보았다.
하나는 프린지3, 또 하나는 스타트랙 더 비기닝.

둘 다 아주 재미있었다.
수신기 하나로 동시에 두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사실도 신기했다.

가끔은 상상한다.
소설과 시를 읽고, 영화 보고,
글쓰고.
그러고 살았으면 참 좋겠다고.
가끔 커피도 마시고.

이제, 다시 돌아간다.
분자생물학, 생리학, 세포생물학, 일반화학, 유기화학의 세계로.

소설을 더 잘 읽고, 영화를 더 잘보는 내가 되기 위해.
그러면 조금 더 재미있고 조금 더 행복할 것이며,
조금 더 좋은 한 줄 글이라도 쓸 수 있는 내가 될 테니까.

유진피터슨은 성경을 통째로 다시 썼다.
자신의 문장으로.

나도 정말로 쓰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소명인지, 꿈인지, 내 즐거움이나 행복인지
우공의 산인지 잘 모르겠고, 구분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무엇이 있다.

그래서 나는 공부해야 한다.
우공도 그랬을 것이다.
자신만이 아는 자신의 일을 그는
어찌 피할 수 있었겠는가.

찬미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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